첫 커피챗: 새로운 네트워킹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킹을 시도하며, 첫 커피챗을 진행했습니다.
첫 커피챗의 후기와 준비 과정, 그리고 얻은 배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커피챗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커피챗 관련 서비스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커피챗(Coffee Chat)은 서구권에서는 이미 일상이 된 정보형 미팅으로 궁금한 업계·회사·직무·학교의 사람과 실제 만남을 통해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 없이 정보를 묻고 답하는 문화입니다.
커피챗 대상자는 제가 평소 즐겨 읽는 기술 블로그의 FE 개발자님입니다. 약 2년 전 우연히 발견한 기술 글을 통해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명확한 핵심 정리 덕분에 바로 북마크에 저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글을 읽으며 많은 배움을 얻었고, 최근에 포스팅 된 2024 회고를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링크드인 메시지를 통해 조심스럽게 커피챗 요청을 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흔쾌히 응해주셨고, 일정 조율 후 직접 뵙고 대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커피챗은 배움과 조언을 얻기 위해 요청드린 자리였지만, 단순히 정보를 얻는 데서 끝나지 않고 상호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준비를 했습니다:
- 블로그 첫 글부터 정주행하며, 재직 중인 회사 블로그에 게시된 프로젝트 관련 기술 글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 중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고민하며, 단방향적인 질문이 아닌 상호적인 교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 대화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꼭 여쭙고 싶은 질문 리스트를 작성하며 커피챗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커피챗은 퇴근 후 개발자님이 일하시는 곳 근처 카페에서 진행했습니다. (장소는 상대방이 편한 위치, 그리고 대화하기 좋은 적당한 소음 수준의 카페를 추천드립니다.)
처음에는 노트북을 보며 준비한 질문 리스트를 따라 대화를 진행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뵙고 나니, 형식적인 인터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더 좋을 것 같아 노트북을 닫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한층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커피챗은 글쓰기와 성장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제 관점에서 기억나는 주요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커피챗에서 가장 먼저 나눈 주제는 글쓰기였습니다.
개발자님의 전문성 있는 글을 보고,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글을 작성할 때 하나의 포인트를 깊게 탐구하고, 자신의 의견을 담아내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큰 주제를 한꺼번에 다루기보다 한 가지 맥락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글의 가독성을 위해 쉼표나 불필요한 연결어를 최소화한다고 합니다.
블로그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말씀드렸습니다.
블로그 진입 페이지가 기술 블로그처럼 보이지 않고, 회고 글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점이 재미있었다며, 2024 회고 중 우주에 가고 싶다는 꿈을 보고 저에 대해 궁금해졌다고 하셨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에 안도가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 당시에는 기술 블로그로 방향성을 잡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적인 관심사를 얼마나 포함해야 할지 고민이 커졌습니다. 기술적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조화롭게 담아낼지 항상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 커피챗을 통해 블로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했습니다. 단순히 기술 블로그라는 틀에 머물지 않고 제 관심사와 세계관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기술 글과 개인적인 글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저만의 색깔을 담은 블로그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글을 작성할 때 시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입니다.
시각 자료는 글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복잡한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님도 블로그에서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하고 계셨고, 최근 제가 자주 사용하는 AI 기반의 시각화 도구를 추천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Napkin.ai는 AI 기반 시각화 도구로, 텍스트를 입력하면 시각 자료로 변환해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생성된 시각 자료는 PNG, PDF, SVG 등의 형식으로 저장할 수 있어 다양한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주제를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Napkin.ai의 사용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하세요: How to use Napkin.ai
개발자님은 tldraw라는 시각화 도구를 추천해주셨습니다. tldraw는 깔끔한 디자인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춘 도구로, 간단한 다이어그램을 그리거나 아이디어를 빠르게 스케치하기에 적합했습니다. 저는 평소 직접 스케치하는 작업에 draw.io를 사용하지만, tldraw는 Figma 스타일의 UX와 심플한 UI 덕분에 더 직관적이고 편리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tldraw를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2년 차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서 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저는 이 성취감이 좋습니다. 이 일을 오래 하기 위해 어떤 경험과 노력이 필요할지 여쭤봤습니다. 이에 대해 개발자님은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다만, 이 기회는 항상 공평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기회를 찾아내고 그 안에서 성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특히 한 프로젝트를 깊이 다루며 얻는 전문성과 안정성이 개발자의 장기적인 커리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있는데, 이 경험은 단순히 코드 작성 능력을 넘어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고 최적화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최근 들어 저는 빠르게 개발하고 방치된 코드들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퀄리티 vs 데드라인'이라는 선택 앞에서, 많은 개발자가 데드라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어떤 방법으로 퀄리티를 유지하며 개발을 이어가야 할지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책 추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분리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여섯 단계를 거치면 전 세계 모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한 사람과의 대화는 그 사람의 가치관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인, 그리고 그 지인의 지인이 가진 무수한 경험과 통찰을 내 안에 쌓아가고 확장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책 추천을 받는 것을 특히 좋아합니다. 추천한 사람의 가치관과 그들이 간접적으로 접한 경험들까지 함께 공유받는 특별한 기회라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커피챗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잠시 고민하시던 끝에 두 권의 책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제가 SpaceX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책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 책은 SpaceX의 초기 시절을 다루며 창업 초기에 어떤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했는지를 담겨있다고 합니다.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리턴 투 스페이스>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기에, 이 책도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올해는 기존에 사두고 읽지 않았던 책들을 읽기로 결심했지만, 이 책은 예외로 두고 구매하려고 합니다... ㅎㅎ
이 책에서 저자가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근본적인 질문은 내가 해야 했고, 나만이 답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공유해주셨습니다. 리더로서 자신과 팀을 믿고,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신뢰하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로 느껴졌습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 리더십과 의사결정에 대한 통찰을 얻고자 올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후기를 전달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청 자제하기
대화 중 README 작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제 블로그 README를 검토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문법이나 흐름상 어색한 부분이 있는지 봐달라는 요청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소 무례한 부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커피챗 자리에서는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청은 조심해야겠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개발자님은 전혀 불편한 기색 없이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제가 혼자 돌아보며 든 생각입니다.)
대화의 목적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이번 커피챗의 주요 목적은 글쓰기에 대한 배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경험에 대한 조언 구하기였습니다. 이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가려 했지만, 중간중간 주제에서 벗어나 제 특유의 핵심 없는 이야기로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대화를 위해 개선하고자 합니다:
- 핵심 질문 흐름을 노트에 간단히 적어 참고하기
- 대화 중 주기적으로 목적을 상기하며 대화 방향 조정하기
- 대화 주제에서 벗어나는 말이 길어지는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개발자님께서 '개발 이야기만 하는 커피챗보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대화가 더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기술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제 경험과 생각을 더 자유롭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첫 커피챗을 마치고 나니, 역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고, 같은 주제라도 각자의 배경과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덕분에 더 넓은 시각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커피챗을 통해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고, 앞으로도 커피챗을 진행하며 경험을 상호적으로 공유하는 기회를 이어가고 싶습니다.